-내 용-
제가 간단히 마무리 짓고 싶은 것은 아까 이우정 교수님이 첫 번째에 인사말을 해주셨지만, 저희들-저 개인이나 이우정 교수님이나 저희 팀들이 췌장암을 전공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이 약 1990년대 초반입니다. 벌써 16-17년이 지났고 다들 전문의를 다 땄는데, 그 당시에 췌장암을 전문의로 하신 분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 췌장암을 집중적으로 보시는 분들보다는 이것저것 같이 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이 췌장암을 많이 안 보는 이유를 이우정 교수님이 얘기하셨지만, 이렇게 다시 한 번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혹시라도 췌장암에 걸릴까하는 불안감, 지금 치료를 받고 있는데 그 고통스러움, 또 미래에 어떻게 될까 걱정되는 두려움 등은 여러분 환자의 개개인 인생에 대한 일종의 투병이고 싸움입니다. 그런데 의사로서 일찍이 저희 세브란스병원 췌담도클리닉 팀원들, 교수님 등 저희들 모두는 이 병을 극복하는 것이 저희 인생의 싸움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제 스스로가 내일 죽든, 내년에 죽든지 그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즉 뭐냐 하면, 의사들이 가장 담당하기 싫어하는 병, 왜 그러냐면 의사들이 보람을 느끼는 것은 여러분들에게 “좋아졌습니다"라고 얘기해 드리는 것 이상의 진료현장에서 기쁨이 없습니다. 그런데 저희들 말들의 대부분은 부정적인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고, 저희들 입에서 나오는 어떤 한마디는 여러분들의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마치 판사가 사형을 선고하는 것 이상의 말들을 저희 목소리 속에서 항상 나온다는 것이 저희들은 밉습니다. 그렇지만 저희들이 이것을 가지고 십수 년이라는 시간 동안 팀을 이끌어나가면서 싸우고자 하는 목적은 저희들이 대학교수로서, 신약이라고 하는 것에 기대를 하고, 조금이라도 환자들을 조기에 진단하고자 하는 이 의지를 갖지 않고, 지금 이 일을 교직이라는 직분만 가지고 질환을 보는 의사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즉 여러분들이 이 병을 극복하고자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저희 의료진 모두의 인생은 이 병을 정복해서 조금이라도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하는 것에 저희들의 사명이 걸려있습니다. 이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 결과들 속에서 저희들이 생각하는 것은 학문적으로 환자분들 개개인에게 와 닿지는 않을지라도, 저희들이 주축이 되서 우리나라 전체에 이런 분야의 연구개발이나 학문적 업적이 세계 최고 수준인 병원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먼 미래의 꿈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십수 년 동안 이우정 교수님이 로봇수술하는 것을 아까 강창무 교수님께서 보여주시기도 했지만, 이 개발에 직접 참여를 하고 계시고,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캡슐내시경을 만들어서 이 내시경을 통해 여기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없을까 하는 것을 찾기 위해 다른 여러 가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일을 하면서 췌장에 어떻게 이용을 할까 생각을 하지만, 국내의 현실은 췌장암에 대해서 굉장히 냉담합니다. 지난 십수 년간 여러분들이 보셔서 아시겠지만, 우리나라의 가장 많은 암환자들이 누구냐에 따라 여러 가지 국가 연구비나 보험혜택 등이 지원됐었고, 췌장암이나 담도암은 항상 가장 늦게 그런 혜택이 돌아옵니다. 췌담도에 있어서도 그런 규정을 만들기 위해 저희 모두는 열심히 싸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 작년에 3가지 항암제가 보건복지부의 인증 항암제가 됐던 것에도 사실 저희들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비록 여러분들은 보험혜택을 받지 못하고 비급여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항암제이지만. 이런 것들이 사실은 저희 의료진들이 뒤에서 숨어서 하고 있는 노력이라고 감히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끝으로 저희 자랑이 아니라, 아까 두 번째 질문하신 분에게 답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지금 현재 저희는 담도암과 췌장암 분야에 많은 연구를 하고 있어서 저희가 굉장히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찍이 저희 세브란스병원의 은사님께서 30년 전에, 아까 방승민 교수님이 얘기하셨던 담췌관조영술을 도입하셨습니다. 여러분들 중에 어떤 분들은 몸에 스텐트(Stent)가 심어져 있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 스텐트를 넣기 위해서는 이 내시경이 꼭 필요하고 조직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내시경 초음파라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이것을 30년 전에 저희가 국내 최초로 도입을 해서, 어떻게 보면 이 검사에 있어서 일종의 메카인 병원입니다. 그 후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배워서 나갔고, 이 과정 중에서 여러분들이 몸속에 넣는 스텐트 등의 개발에도 저희 교수님들의 많은 노력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아까 이우정 교수님이 언급하셨던 여기에 관련된 내시경도 물론이지만, 그 누구도 이것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아까 질문하신 김현범님처럼 수술 전에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왜 하냐는 얘기들, 이러이러한 반대들이 있는데 왜 하냐는 측면에서도 이견이 있었던 시기였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대한민국 어디도 저희가 시작해서 지난 몇 년을 끌어왔던 동시방사선항암요법은 기본적인 방법으로 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그것보다 더 나아가도록 여러 가지 연구들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우정 교수님 이하 여러 교수님들이 췌장암이 간문맥이라고 하는 큰 혈관을 침윤해서 수술을 못한다는 판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도 우리나라 최초로 수술을 하셨습니다. 목의 혈관을 잘라서 간문맥으로 이식을 하는 수술을 한지도 벌써 10여 년 전이고, 또 아까 강창무 교수님이 얘기하셨듯이 외과팀에서 로봇을 이용한 췌장암 수술도 최초로 시행을 했고, 또 여기에는 참석하지 않으셨지만 방사선치료 토모테라피(Tomo Therapy)를 최초로 도입을 해서 아마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아시아권에서 토모테라피를 이용한 췌장/담도암의 경험을 제일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 다음에 연구업적은 물론이고 기초연구들, 암줄기세포, 신약개발도 저희 쪽에서 나오는 것들이 있을 겁니다. 이런 신약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사람에게 일일이 쓸 수가 없기 때문에 동물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도 세계 최초로 박승우 교수님이 존스홉킨스병원(The Johns Hopkins Hospital)에 연구결과를 보내서 이것을 세계 최초로 만들었고, 현재 저희들이 연구실에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에 올 해 초에는 췌장암하고 관련된 유전자를 세계 최초로 발견을 해서 이 유전자를 통해 진단표지자를 찾을 수는 없을까, 치료제를 개발할 수는 없을까 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 노력은 아마도 저희들 대에서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도 있을 수 있고, 저희들 대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도 있을 것 같고, 또는 빠른 시간 내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도 있을 겁니다. 이런 노력들은 아까 말씀드렸던 여러분들의 꿈이 저희들의 꿈하고 일치된다는 것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것들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서 제가 마지막으로 이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암진료는 주치의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팀워크(Team Work)입니다. 아까 이우정 교수님도 말씀을 드렸지만, 저희들이 외과/내과/종양학과/방사선종양학과/방사선과 팀이 다 모입니다. 한 환자분을 봤을 때 이분을 수술실에서 수술을 하지 못하고 그냥 닫고 나올 가능성이 많은가, 종양을 떼서 수술을 마치고 나올 가능성이 많은가에 대한 것도 이 수십 명의 교수님이 모이더라도 이견이 있습니다. 그런 과정 속에서 저희는 17-18년 동안 이 모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안에서 서로가 배우고 있는 겁니다. 이 안에서 진료를 어느 교수님에게 보든 저희는 모두 동일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내과, 외과 등 어느 과의 팀이라도 저희들은 이 팀워크 내에서 5-6년 이상 쌓여진 저희들의 진료기술, 혹은 진료의 경험은 객관적으로 표현할 수는 없는 겁니다. 물론 이 췌장암이라는 것은 이렇게 노력을 한다고 해도 결과가 항상 바람직하지 않은 환자들을 보게 되고, 그 많은 환자분들이 그렇게 되는 것을 보면서 저희들은 누구보다도 가슴이 아프지만, 아까 질문하셨던 분들이 말씀을 하셨듯이, 굳게 믿고, 희망을 가지고, 그 희망이 저희 의료진의 희망과 동일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끝까지 열심히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다시 한 번 많은 분들이 참석을 해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내년에는 보다 더 나은 강좌를 갖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홈페이지를 개설했는데, 이것을 저희들이 굉장히 활성화를 시키고자 하니까 많은 분들이 들어오셔서 좋은 의견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