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용-
안녕하십니까. 연세대학교 소화기내과 조교수 방승민입니다. 낯이 익은 보호자, 환자분들도 많이 계시네요. 제가 지금까지 강의를 했던 경험이 다른 선생님들에 비해서 많지는 않지만, 지금까지 했던 강의 중에서 가장 부담되고 떨리는 자리 같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제가 무대 체질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여러분들 앞에 서니까 굉장히 떨리고 부담스럽습니다. 오늘 제가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릴 내용은 “췌장을 검사받고 싶어요!” 라는 제목을 가지고 췌장 전체를 어떻게 검사를 할 것인가와 췌장암을 어떻게 진단하느냐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간단한 영화 한편 보시겠습니다. 영화 : "사랑과 영혼 ; Ghost" OST : "Unchained Melody" - Righteous Brothers Oh my love my darling (오 나의 사랑 나의 연인) I've hungered for your touch along lonely time (길고 긴 외로운 시간 동안 당신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렸어요) And time goes by so slowly and time can do so much (시간은 너무나 천천히 지나가고 너무나 많은 것을 할 수 있어요) Are you still mine? (당신은 여전히 나의 것인가요?) I need your love I need your love (당신의 사랑이 필요해, 당신의 사랑이 필요해요) God spend your love to me (나에 대한 당신의 사랑이 더욱 불타기를 바라요) Lonely rivers flow to the sea, to the sea (외로운 강물은 바다로 바다로 흘러요) To the open arms of the sea yeah~~ (바다의 넓은 품속으로 흘러요) Lonely rivers sign "wait for me, wait for me" (외로운 강물은 탄식합니다. “나를 기다리세요, 나를 기다리세요”) I'll be coming home, wait for me (나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나를 기다리세요) 영화를 보여드리는 이유는 아시는 분들은 아마 알고 계실 거라고 짐작을 합니다. 사실 이 영화는 1990년도에 개봉이 됐던 “Ghost”, 우리나라 말로 “사랑과 영혼”이라는 영화인데 이 남자배우 이름이 패트릭 스웨이지(Patrick Wayne Swayze)라는 당대의 유명한 영화배우이고, 제가 중학교, 고등학교를 보내면서 미성년자 관람불가를 상영하는 극장에 처음 들어가서 본 영화가 더티 댄싱(Dirty Dancing)입니다.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도 패트릭 스웨이지였습니다. 지금까지 외국 배우들이 많이 있었지만, 제가 가장 사랑하는 외국 배우였는데, 이분이 엊그제 췌장암으로 별세를 하셨습니다. 동영상을 보면서 패트릭 스웨이지에 대한 얘기를 길게 드릴 수는 없을 것 같고, 강의의 본론으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여러분께 말씀드릴 내용을 크게 이렇게 요약을 했습니다. 췌장이 도대체 뭘 하는 장기인지에 대해 먼저 얘기를 하고, 흔히 겪게 되는 증례를 하나 가지고 췌장암을 진단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실제로 궁금해 하는 혈액을 이용한 췌장 질환의 검사방법과 영상학적인 검사방법, 그리고 주로 저희 소화기내과 의사들이 하게 되는 내시경을 이용한 췌장 질환의 검사, 그리고 치료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췌장이라고 하는 것은, 좀 이따가 외과 선생님께서 해부학적인 내용을 말씀해주실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크게 기능적으로는 2가지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우리 몸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해 소화를 시켜야 하는데, 거기에 필요한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외분비기능을 가지고 있고, 당뇨를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혈당조절과 관련된 내분비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꿔서 얘기하면 췌장에 문제가 생긴 경우에는 외분비기능과 내분비기능에 기능적인 말썽이 생기게 되겠습니다. 두 번째로 증례를 간단히 보시겠습니다. 실제로 저에게 오셨던 분인데요. 63세 남자분이셨습니다. 환자분은 수개월 전부터 우측 내지는 가운데 상복부의 통증이 점점 심해져서 오셨습니다. 그리고 병원에 내원하시기 일주일 전부터는 소변 색깔이 붉어지기 시작했고, 몸이 근질근질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환자분은 황달이라는 생각은 못 하시고, “소변색이 진해졌습니다.”라면서 오셨습니다. 그림을 보시면, 이미 오셨을 때 눈동자의 색깔이 노랗게 변했습니다. 저한테 오셔서 문진을 하고 신체검사를 했습니다. 먼저 문진내용을 보시면, “복통이 얼마나 지속되셨습니까?” 내지는 “어떻게 아프십니까?”라고 여쭤봤을 때, 6개월 전부터 시작을 한 것 같고, 시간이 지나가면서 서서히 심해지고, 최근에는 배만 아픈 것이 아니고 등 쪽으로 뻗치는 것 같이 아프다고 말씀을 하십니다. 황달이라는 표현은 못 하시고, “일주일 전부터 소변색이 진해졌어요.”, 내지는 “붉어졌어요.”라고 얘기를 하십니다. “그밖에 다른 불편함은 없으셨습니까?”라고 여쭤봤더니, “별로 불편한 건 없었고, 소화불량 정도는 있었습니다.”라고 얘기를 하셨습니다. 의사는 이 정도를 가지고 오면 이 환자가 폐쇄성 황달, 즉 담즙이 내려가는 길에 문제가 생겨서 막혔을 가능성이 있겠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고, 이런 것들을 유발할 수 있는 악성 질활에 대해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이런 것들을 유발할 수 있는 악성 질환으로는 췌장의 머리쪽에 생기는 췌장두부암, 또는 담도암, 담낭암, 십이지장유두암 등 그 근처에 있는 장기들이 말썽이 나지 않았을까 먼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간혹 이분이 급성 또는 만성적인 간질환을 가지고 있다가 최근에 간기능이 나빠져서 2차적으로 황달이 생긴 것은 아닐지 의심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오시게 되면, 드시는 약, 건강식품, 보약 등이 없으신지 묻게 되는 이유는 이런 것들을 감별해내기 위해서 여쭤보는 겁니다. 우선은 진단을 해야하기 때문에 처방을 하게 되는데, 먼저 검사를 위해서 혈액학적인 검사와 영상학적인 검사, 크게 2가지를 시행하게 됩니다. 혈액학적인 검사는 백혈구나 적혈구 등의 기본적인 말초혈액검사를 하게 되고, 간기능 상태라든지 황달이 얼마나 심한 상태인지 보기 위해서 혈청 생화학적인 검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악성 종양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에 대표적인 종양표지자인 CA19-9/CEA 같은 종양표지자 검사를 추가하게 됩니다. 검사를 이렇게 하게 되면 병원에 오신 어르신들이 항상 말씀하시는 것은 아파서 밥도 잘 못 먹게 되서 왔는데, 피는 왜 그렇게 많이 뽑는지 불만을 말씀하시는 것은 이런 검사들을 한꺼번에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리고 영상학적인 검사로는 복부초음파, CT, 필요하면 MRI를 검사하게 됩니다. 먼저 이분의 혈액학적인 검사 결과를 보시겠습니다. 말초혈액검사 상에서 백혈구, 적혈구 등은 다 정상이셨습니다. 빈혈도 없으셨고, 정상이었습니다. 그런데 혈청 생화학검사 상에서 요즘 많이 들어보셨을 OT/PT-간기능이라고 하는 것이 약간 올라있었습니다. 그리고 γ-GT(감마-GT), 빌리루빈(Bilirubin)이라고 하는, 즉 담즙이 잘 안 내려와서 담즙이 정체되어 있을 때 올라가는 수치와 황달 수치가 뚜렷하게 올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종양표지자 중에서 CA19-9의 정상값을 37까지 보는데, 4배 정도 오른 200가까이 올라있었습니다. 이런 결과를 보면 의심을 할 때 앞에 얘기했던 2가지 범주 중에서 간 자체의 문제는 아닐 것으로 판단을 하고 확실하게 배제를 하게 됩니다. 그러면 남은 것들이 폐쇄성 황달을 동반한 악성 질환, 즉 췌장두부암 내지는 담도암, 담낭암, 십이지장유두암 등을 의심하게 됩니다. 영상학적인 검사를 해서 먼저 초음파사진을 찍었습니다. 초음파 상에서 이 부분이 대표적인 췌장의 모습입니다. 췌장의 몸통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다시 잘 살펴보니까 췌장액이 흘러나가야 되는 췌장관이 있는데, 이 췌장관이 상당히 늘어나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것은 췌장관이 늘어나있으니까 앞쪽에 이런 덩어리가 있다는 것을 의심할 수가 있습니다. 조금 더 자세한 검사를 위해서 CT를 찍었습니다. CT를 찍었더니 이 부분이 이렇게 췌장이 되겠는데, 췌장관이 이렇게 늘어나있고, 앞쪽에 거뭇거뭇한 예상치 못한 시커먼 덩어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컴퓨터로 잘 합성을 해서 보기 좋게 화면을 만들어내면, 담도가 이렇게 2cm 가까이 늘어나있고, 그 밑 부분이 막혀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환자의 경우에는 이 밑에가 막혀있으니까 담즙이 잘 내려오지 않아서 생긴 폐쇄성 황달을 가지게 된 겁니다. 이상의 결과를 가지고 췌장두부암이겠다는 것을 90% 이상 확신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췌장암입니다.”라고 여러분들에게 말씀을 드리기 위해서는 “췌장암”이라고 듣는 순간 여러분들이 절망/공포 같은 것들을 느끼시기 때문에 암세포를 확인하지 않고 단정 지어서 말씀을 드리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즉 바꿔서 얘기하면, 췌장암이 의심이 된다면 반드시 췌장암 세포를 확인을 하려고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이런 초음파 내시경이라는 기계를 이용해서 이 초음파 상에서 바늘이 들어가서 세포나 조직을 얻어서 가지고 나올 수 있는 방법이 생겼기 때문에 이런 것 등을 통해서 조직적인 확진을 하게 됩니다. 이후에는 치료과정에 들어가게 되는데, 췌장암의 치료는 크게 증상을 좋아지게 하는 치료와 원병 자체를 좋아지게 하는 치료가 있습니다. 원병 자체를 좋아지게 하는 치료는 항암치료나 수술적인 치료가 있을 수 있겠는데, 그런 것들은 아마 뒷부분에 강연자들이 말씀을 해주실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일단 증상을 좋아지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즉 황달이 있거나 통증이 있거나 소화가 안 되는 것들이 있으면 환자의 전신상태가 나빠짐으로써 후에 궁극적인 치료를 하는데 있어서 많은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 이런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치료를 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황달이 있을 때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이런 내시경을 집어넣어서 담도가 막힌 것들을 확인하고, 담도에 플라스틱으로 된 관을 넣어서 막힌 길을 뚫어주는 시술을 하게 될 겁니다. 이상이 증례로 본 진단하는 과정이 되겠고, 그럼 혈액을 이용해서 췌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여기 보호자나 환자분들도 계시겠지만, 흔히 아무런 불편함이 없이도 우리나라는 건강검진이 발달해있는 나라이니까 건강검진에서 췌장암 수치가 높다고 해서 외래에 적어도 한번 볼 때마다 적어도 3-4명씩은 얼굴이 다 겁에 질려서 오시게 되는데, 췌장암 수치라고 흔히 사용되는 것이 CA19-9라는 것인데, 이게 원래는 1979년도에 대장암을 진단하기 위한 진단표지자로 개발이 된 겁니다. 그래서 건강한 정상인들을 대상으로 해서 그 사람들을 모아놓고 그 중에서 췌장암이 있는 사람을 골라내는 것을 선별력이라고 하는데, 그런 선별력이 상당히 떨어지는 검사라고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췌장암 환자 중에서도 70-90%가 진단 당시에 상승이 되지만, 약 30% 가까이는 상승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CA19-9라는 것은 췌장암을 진단받은 사람들에 있어서 진단 당시에 수치가 올라가 있을 때 향후 치료하는 과정에 있어서 치료의 반응을 평가하는데 비교적 쓸모가 있는 검사이지,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해서 췌장암 수치가 어느 정도 높다는 것을 췌장암이라고 진단하는 것은 잘못된 얘기가 되겠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2004년도에 발표된 연구결과를 보시면 약 7만명이 더 되는 숫자의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역학연구를 했습니다. 이 7만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CA19-9를 조사했더니 전체인원 중 1천명, 약 1.5% 정도가 정상값보다 CA19-9가 올라가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 정상값의 약 2배 정도 올라있던 사람은 약 1.4% , 약 980명 정도였는데 이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제 몸속에 악성종양이 있는지 확인을 했더니 한명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또한 정상값의 2배 이상으로 상당히 많이 올라가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올라있는 81명의 환자 중에서 몸속에 췌장암을 포함하는 악성종양이 있었던 사례는 15건이었습니다. 즉 0.1% 정도였습니다. 이 15건 중에서도 그 중의 췌장암은 4건밖에 없었습니다. 그 정도로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CA19-9를 가지고 선별하는 것들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이해를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흔히 알고 있는 췌장효소검사=아밀라제-리파아제(Amylase-Lipase)라는 검사가 있는데, 이런 것들은 췌장암을 진단하는 데는 그리 유용하지 못하고, 췌장염을 진단하는 데는 유용한 검사가 되겠습니다. 간단하게 설명을 드리면, 아밀라제라고 하는 것은 급성췌장염을 진단하는 데 가장 흔히 사용되는 피검사이고, 대개 급성췌장염이 발병되고 2-12시간이 지났을 때 급속도로 상승하고 24시간까지 상승했다가 감소하기 시작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이 아밀라제라는 것도 금성췌장염 이외에 다른 이유, 또는 정상적인 컨디션에서도 상승할 수 있습니다. 리파아제는 췌장효소 수치 중에서 아밀라제보다는 비교적 췌장에 예민한 검사로 되어 있지만, 이것 역시 췌장암을 진단하는 것보다는 췌장염을 진단하는 데 예민한 검사방법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증상이 없는 사람들에게서 이런 아밀라제나 리파아제 같은 혈청췌장효소가 증가됐을 때 어떻게 해석을 할 것이냐면, 대개의 경우에는 특이한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굉장히 떨어집니다. 그래서 췌장염의 병력에 대한 문진, 혹은 다른 조건-대표적인 것이 콩팥기능이 떨어지거나 간기능이 떨어졌을 때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동반되어 있지는 않은지 평가를 하게 됩니다. 두 번째로 영상학적인 검사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영상학적인 검사에서 췌장의 종괴가 전부다 암인가? 그렇다면 췌장에 혹이 보이면 췌장암이냐? 그렇지는 않다고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 보시면 5가지의 사진이 있는데요. 이 5가지 사진 중에서 실제 췌장암은 밑에 2가지이고, 위에 3가지는 췌장암이 아닙니다. 췌장암이 혹시 CT나 초음파 검사를 했을 때, 췌장에 덩어리가 보인다고 해서 췌장암이라는 것과 동일시되는 것은 아니니까 일단 정밀한 검사를 통해서 감별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췌장의 종괴-특히 물혹이라고 하는 낭성 종양은 비교적 예후가 좋은 것으로 되어 있고, 이런 것들을 감별해내기 위해서는 영상학적인 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하겠습니다. 먼저 영상학적인 검사를 보시면, 흔히 사용되는 것이 초음파 검사인데, 여기 초록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정상적인 췌장의 초음파 모습이라고 생각을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길이는 약 20cm 정도 되고, 높이라고 말할 수 있는 두께는 3cm 정도가 정상적인 모습인데, 췌장암을 진단하는 데 있어서 초음파 검사의 장점은 가격이 싸고, 공간이 적어도 시행할 수 있고,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1차적으로 검사를 하게 됩니다. 이렇게 실제로 췌장에 췌장암이 의심되는 덩어리가 발견되는 경우는 시술하는 의사의 경험 내지는 초음파에 대한 숙련도에 따라서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췌장암 검사를 1년에 1번씩 꾸준히 했는데, 왜 내가 췌장암이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것은 초음파의 특성을 잘 이해 못하신 겁니다. 초음파라고 하는 것은 시술자에 굉장히 의존적이고, 췌장 전체를 보는 데 있어서 적합한 검사는 아닙니다. 대개 췌장의 앞쪽에 위장 등의 장기가 있고, 초음파의 특성이 가스를 통과하지 못하는 것들 때문에 췌장 전체를 샅샅이 찾아보는 데는 적합한 검사는 아니겠습니다. 그러면 가장 적합한 검사는 뭘까요? 영상학적인 검사에서는 전산화단층촬영-흔히 CT라고 얘기를 하는데, CT가 췌장질환을 진단하는 데는 가장 대표적인 영상진단방법이라고 이해를 하시면 됩니다. CT의 장점은 췌장과 췌장 주변의 구조를 비교적 객관적으로 아주 자세하게 묘출해낼 수 있다는 것이 있고, 췌장의 석회화라든지 췌관의 확장, 췌장의 덩어리의 특징을 구별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췌장에 덩어리가 있다고 해서 앞에 말씀드린 대로 모두 췌장암이 아닙니다. 특히 염증에 의해서 생긴 덩어리, 즉 가짜 덩어리와 진짜 종양하고 구별을 하는 것에 있어서 한계를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영상학적인 검사방법이 발달이 되서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MRI가 되겠습니다. MRI라고 하는 것은 담관과 췌관의 구조를 장비 안에 들어가서 찍으면 되니까 환자를 괴롭히지 않고 촬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내시경적인 검사방법, 즉 ERCP(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 Pancreatography)-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이라는 것이 불가능할 때 담관 및 췌관의 해부학적 구조를 묘출하는 데 사용이 되겠고, 이런 것들을 통해서 선천적인 기형 등을 찾는 데 조금 더 도움이 되는 검사가 되겠습니다. 실제 MRI검사를 통해서 담관과 췌관의 모양을 묘출해낸 것인데, 사진이 썩 좋지는 않지만 MRI로 촬영하는 것들은 이렇게 사진이 아주 깔끔하게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거에 반해서 ERCP라는 것은 내시경을 통해서 촬영을 하면 좀 더 정밀하게 정확한 촬영을 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그 다음에 영상학적인 검사 중에서 마지막으로 페트(PET; 양전자단층촬영)검사가 있습니다. 이 페트검사는 제가 전공의 1년차일 때 저희 병원에 처음 들어와서 이것을 가지고 처음 연구를 했었는데, 그 당시에 페트가 들어왔을 때는 패트를 들여놓은 영상의학과 선생님이 저에게 앞으로는 패트를 가지고 모든 암을 조기검진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그 이유는 뭐냐 하면, 악성종양의 기증적인 특징이 포도당을 정상적인 세포에 비해서 많이 사용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페트스캔은 암세포에 동위원소가 들어있는 포도당을 많이 축적이 되게 해서 그 동위원소에 축적된 것들을 영상으로 묘출하는 것이기 때문에 암세포의 하나하나를 전부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이론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 다른 방법으로 찾지 못하는 암을 찾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췌장암을 보는 의사들 중에서는 CT나 MRI를 통해서 췌장암의 종괴를 확인하고 췌장암이라는 것이 확진이 됐을 때, 뱃속이나 전신의 다른 곳에 전이가 있는 것은 아닌지를 확인하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서 페트를 찍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내시경을 이용한 검사 및 치료를 보시겠습니다. 내시경을 이용한 담도와 췌관의 검사는 췌장 및 담도계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의 중심이라고 감히 말씀을 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비교적 굉장히 침습적인 검사이고, 실제 전 세계적으로 시술하는 과정의 1% 가량의 합병증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고도의 숙련된 기술과 판단력이 요구되는 검사방법입니다. 크게 2가지 검사방법이 있겠는데, 첫 번째가 ERCP라고 부르는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이고, 최근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내시경 초음파라는 검사방법이 있겠습니다. 먼저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이라고 하는 것은 기존의 상부/하부 내시경과는 다르게 측방을 바라보게 되어있습니다. 즉 옆면을 바라보는 형태로 제작된 툭수 내시경을 이용한 시술이고, 담관과 췌관의 해부학적인 구조를 가장 정확하게 묘출해낼 수 있습니다. 이런 진단적인 가치뿐만 아니라 앞에 보신 증례처럼 담관이나 췌관의 폐색을 진단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치료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겠습니다. 또한 조직학적인 진단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이 환자의 예를 보시면, 췌장 머리 쪽에 약 2cm 정도 되는 덩어리가 있고, 이 환자는 ERCP를 봤더니 담도가 이렇게 덩어리에 의해서 막혀서 뒤쪽이 늘어난 상황입니다. 이렇게 되면 이분도 황달이 오게 되죠. 이런 것들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스텐트(Stent)라는 것을 넣어서 치료를 할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로 내시경 초음파는 내시경 선단부에 초음파 탐촉자가 내재되어 있습니다. 그림에서 보시면 이런 탐촉자들이 이렇게 두껍게 내재가 되어 있습니다. 가끔 내시경 초음파를 외래에서 하고 오시는 환자들에게 제가 목이 아프지 않은지 여쭤보는 이유가 이 내시경 앞에 초음파를 하기 위한 쇠뭉치가 달려있기 때문에 좀 뻣뻣하고 아플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얘기를 여쭤보는 이유가 이런 내시경 탐촉자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췌장과 담도계의 해부학적인 구조를 굉장히 정밀하게 묘출을 해낼 수 있고, 앞에 보여드렸던 동영상처럼 췌장의 종괴의 세포 및 조직학적인 진단을 할 수 있고, 물혹의 특징을 찾아서 감별진단을 하는 데 상당히 유용한 검사방법이 되겠습니다. 최근에는 치료적인 목적의 내시경으로 서서히 진화해나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모든 병원에 있는 췌장과 담도를 전공한 의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고, 또한 시술자의 숙련도에 따라서 결과의 차이가 현저히 나고 있습니다. 이 사진을 보시면, CT라서 잘 보이지 않을 것 같아서 빨간색으로 표시를 했는데, 이렇게 췌장의 머리 쪽에 거뭇거뭇한 종괴가 하나 있었습니다. 보시면 이렇게 대동맥이 옆으로 지나가고 대동맥 바로 옆쪽으로 해서 아주 뚜렷하게 초음파 내시경에서 보이는 것을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바로 조직검사를 통해서 췌장암을 확진할 수 있겠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췌장의 꼬리 쪽에 이렇게 커다란 혹이 있는데, 이건 물혹이 있는 것이죠. 이것은 초음파 내시경을 통해서 물혹이 확실하게 있다는 것, 이것은 염증으로 인해 생긴 물혹이라는 것을 진단해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앞에 인사말에서 여전히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5%이고, 예후가 가장 나쁘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최근에 의사들이 가장 노력하는 부분은 췌장암을 어떻게 조기에 진단을 할 것인가? 조기에 진단을 하면, 위암의 5년 생존율이 5%에서 70%까지 올라간 것처럼 우리도 올려줄 수 있지 않겠는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과거에 조기 췌장암은 종양의 크기가 2cm 정도이고, 주변에 침윤이 없어야 합니다. 주변으로 퍼져나가지 않았을 때 조기 췌장암이라고 맨 처음에 얘기를 했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2cm 미만의 조기 췌장암이라고 얘기했던 것들과 조금 더 큰 췌장암의 생존율이 거의 차이가 없었습니다. 최근에는 조기 췌장암이라고 얘기를 하려면, 종양의 크기가 1cm 정도보다 작아야 하고, 피막이나 림프절에 전이가 없을 때 조기 췌장암이라고 하자는 얘기가 있는데, 그러면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을 때 모든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조기에 췌장암을 발견하기 위한 검사를 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해서는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전 인구를 대상으로 하는 유용한 선별검사가 현재 없습니다. 그래서 인구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조기 진단방법이 없기 때문에 어렵다는 단점이 있고, 긍정적인 면은 최근에 많은 연구를 통해서 분자생물학적인 발암의 기전이 밝혀져 있고, 이런 것들을 통해서 역학적/유전적인 고위험군을 선별해낼 수 있었습니다. 최근의 추세는 췌장암을 조기 진단하는 것은 건강한 모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췌장암이 잘 생길 것 같은 사람들만 골라서 그 사람들을 쫓아가자는 얘기가 되겠습니다. 그럼 췌장암의 고위험군은 뭘까요? 인구통계학적으로는 흡연을 오래 하신 분들, 나이가 많이 드신 분들, 당뇨를 오래 앓고 계신 분들, 만성 췌장염을 앓고 계신 분들을 췌장암의 고위험군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유전적인 고위험군의 경우에는 타고난 소질 자체 내지는 유전적인 소인 자체가 췌장암을 잘 생기도록 만드는 질환들이 되겠습니다. 그런 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 가족성 췌장암이라는 것들이 있는데, 실제로 미국이나 서구의 유태인 같은 경우들 중에 특정한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있는 인종들은 췌장암이 굉장히 잘 생기고, 그런 사람들을 묶어서 우리가 가족성 췌장암이라고 얘기를 합니다. 저희 병원에 내원하셨던 예전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1999년부터 2003년까지 3년이 조금 더 되는 시간 동안 저희가 직접 조사를 해봤더니 저희 병원에 오셨던 전체 췌장암 환자 중에서 약 6%가 조금 더 되는 환자들이 가족성 췌장암의 기준에 부합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실제 대표적인 예가 되겠는데, 남성인 이분의 큰 형과 작은 동생까지 다 췌장암으로 사망을 했고, 이분도 40대에 췌장암이 진단이 됐던 사례가 되겠습니다. 이런 조기진단을 위한 영상학적인 기술의 발전은 얼마나 됐을까요? 대표적인 것들 중 방사선적인 방법은 CT의 발전이 점점 좋아지고 있고, 그런 것들을 통해서 점점 예민한 검사들이 가능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내시경을 통해서는 앞서 보여드렸던 이런 초음파 내시경을 통해서 크기가 1cm가 안 되더라도 덩어리-종괴를 찾아서 진단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마지막 슬라이드입니다. 말씀드린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해 드리면, 췌장암을 한번에, 그것도 조기에 진단해낼 수 있는 검사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따라서 췌장암이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군을 선별해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상황이고, 이런 고위험군은 정기적으로 종양표지자라든지 내시경 초음파, CT 등을 통해서 추적관찰하는 방법이 조기에 진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되겠습니다. 물론 마지막의 경우에 있어서 분자생물학적인 종양표지자 등에 대한 연구는 저를 비롯한 여기 계신 여러 선생님들이 열심히 하는 것이 여러분들에게 득이 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