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용-

* 위암의 예방과 조기검진 -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준철 교수

한국인에게 있어서 위암은 최근 그 발생 빈도가 줄고 있기는 하지만 2008년 국가암정보센터의 통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는 남자에서 위암이 가장 흔히 발생하며(20.7%), 여자에게 있어서는 갑상선암, 유방암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합니다(10.7%). 암 사망률에 있어서도 폐암, 간암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하며 (14.5%), 위암으로 인한 사망자수는 연간 만 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이렇듯 위암은 발생빈도도 높으면서도 사망률도 높은 대표적인 암중의 하나입니다. 왜 이렇게 한국인에게서는 위암이 많이 발생하는 것인가? 그 원인은 다양하지만 짜고 염분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 과도한 음주, 흡연, 헬리코박터 감염 등이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식습관을 교정하고 위암 예방을 위해 노력을 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사람이 위암이 걸리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예방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위암의 조기발견입니다. 위암은 조기진단만 된다면 5년 생존률이 90%가 넘으며, 완치가 가능한 암 중의 하나입니다. 조기 위암의 일부에서는 수술을 통하지 않고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을 통하여 위를 보존하고 위암만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위암의 조기 발견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가족, 사회 나아가서는 국가적인 경쟁력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정부에서는 2002년부터 국가암검진사업을 통하여 2년에 한번 씩 만 40세 이상의 의료 급여 및 건강보험 대상자에 한하여 상부위장관조영술 혹은 상부위장관내시경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가 검진 사업을 제외하더라도 우리나라는 OECD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볼 때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병원 접근도가 뛰어나며, 저렴한 비용으로 조기 위암 검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들어 내시경의 기기의 눈부신 발전으로 조기위암 및 전암성 병변의 발견을 더욱 간단하고 정확하게 할 수 있으며, 내시경을 통하여 이러한 병변만 간단히 제거함으로서 치료가 가능합니다.

위암의 예방

위암의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식생활습관 교정이 중요합니다. 염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음식, 질산염 및 아질산염이 많은 훈제 음식은 삼가해야 합니다. 짤 것 같지 않은 국에도 많은 양의 염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또한 비타민이 풍부한 신선한 야채 및 과일 섭취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흡연 또한 삼가 해야 합니다. 비흡연자보다 흡연자의 위험 발생의 상대 위험도가 2~3배 높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헬리코박터 균의 감염도 위암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헬리코박터 균에 감염된 모든 환자에게서 박멸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위암의 고위험군에서는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위암의 가족력이 있다거나 증상이 있는 경우에도 위암 검진 받는데 주저해서는 안됩니다. 위암은 드물지만 유전적인 영향도 있으며, 위암의 상당수가 무증상이지만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서도 내시경 검사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존에 상부위장관내시경을 받으셨던 분들은 만성위축성위염이나 장상피화생과 같은 위암의 위험인자가 있다면 정기적으로 상부위장관내시경 검사를 받고 위의 상태를 추적 관찰해야 합니다.

조기진단 방법과 중요성

위암의 조기진단 방법으로는 주로 상부위장관 조영술과 상부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상부위장관 조영술의 경우에는 내시경에 의해 발생할지도 모르는 고통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이 손쉽게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적으로 우리나라의 국가암검진사업에서도 52%의 피검자들이 상부위장관 조영술을 검진 방법으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상부위장관 조영술은 고통이 적고 병변의 윤곽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으며, 내시경 검사의 위험도가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 될 수는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작은 병변을 포함한 위암에 대한 진단의 정확도가 떨어지고(위암 발견 확률: 내시경 0.87%, 상부위장관 조영술 0.32%), 의심되는 병변이 발견되었을 때도 조직검사 및 확진을 위해 내시경 검사를 재차 시행해야 된다는 한계점이 분명하므로, 내시경을 시행할 수 없는 환자를 제외하고는 상부위장관 내시경 검사를 검진 방법으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전체 위암 중 조기위암의 비율이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수술로 치료한 위암 중 1999년 32.8%, 2004년 47.4%가 조기위암 이었으며, 최근에는 5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내시경을 통한 조기위암 치료를 고려하면 전체 위암 중에 조기위암의 비율은 과반수를 상회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조기위암의 비율의 상승은 국가암검진사업을 통한 국가 주도 검진과 국민 스스로 건강에 대한 관심에 의한 개인검진의 결과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조기위암 비율의 상승으로 위암의 완치에 대한 희망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검진에서 발견된 위암은 조기위암의 비율이 증상이 있어서 발견되는 경우보다 15-30% 높아서 42-58% 였으며, 5년 생존률도 15-30% 높았습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2004-2008년에 발생한 위암 환자의 5년 생존률은 63.1%로 20년 전의 42.8% 보다 무려 20.3%나 증가하였습니다.
이렇듯 우리나라에서 조기위암의 비율이 증가하고 위암의 5년 생존률이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증상이 없는 사람이 조기위암 검진을 받는 경우는 적은 것이 사실입니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국가암검진사업의 경우, 위암 검진 수검률은 비록 매년 상승은 하고 있지만 2006년에 21.8%에 불과합니다. 2001년 1월 합의된 암 예방 권고안에 의해서 증상이 없는 경우에 남녀 공히 만 40세 이상의 연령에서 경험 있는 전문의에 의한 상부위장관내시경 또는 상부위장관조영술을 매 2년 마다 시행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성인에서 2년마다 2년의 내시경 기간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은 많습니다. 위암의 가족력, 이전 내시경 결과에서 만성위축성위염, 장생피화생과 같은 위암의 고위험군이라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이러한 검진기간을 탄력적으로 앞당겨야 할 것입니다.

조기위암 진단에 유용한 새로운 내시경 기구의 발전

젊고 건강한 위를 검사하는 것은 기존 내시경 기구를 이용해서도 정확한 검사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고위험 환자를 진단하는데 있어서는 기존 기구를 통해서만은 정확하지 않는 경우가 생깁니다. 기존 내시경 기구를 통하여 색소를 도포해서 확인하기도 하고 조직검사를 통해서 위의 상태를 확진하곤 했지만, 이는 의사의 숙련도와 경험에 많이 의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내시경 기구의 눈부신 발전이 있어왔고 이로 인해 위암의 조기 발견은 이전보다 훨씬 수월해 진 것이 사실입니다.
기존 내시경에서는 진행성 위암은 비교적 쉽게 발견되지만 미소암이나 주위 정상 점막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는 조기위암 및 전암성 병변은 주위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놓치기가 쉬웠습니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기술적으로 색소내시경이 널리 사용 되었습니다. 이러한 색소 내시경은 기술적으로 쉽고 위험성이 적으며 경제적이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며 색소가 불균등하게 살포되고, 병변에 색소가 고이는 등의 단점이 있었습니다. 최근 들어 광학기술의 발달로 인하여 색조변화로 점막의 형태와 혈관을 두드러지게 관찰할 수 있는 협대역 영상(narrow band imaging, NBI)과 병변과 주위 점막과의 대조를 극대화하여 병변의 점막 표면을 세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i-SCAN 등의 영상증강내시경이 개발이 되었고, 80-100배 이상 병변을 확대하여 위점막의 형태와 혈관상의 표면 미세구조를 정확하게 관찰하는 확대내시경을 통하여 위의 양성 및 악성 질환을 감별하는데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세브란스 위암 클리닉에서는 협대역 영상과 확대내시경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내시경 기구 들을 완비하여 조기위암을 효과적으로 진단하고 있습니다.

결론

위암은 식생활습관 교정 및 여러 위험인자의 교정을 통해서 예방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위암이 발생하더라도 이차적으로 조기 진단을 하는 것이 위암을 완치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최근 내시경 기구의 개발로 간단하고 정확하게 조기진단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을 포함한 내시경적인 치료법이 획기적으로 발달하여 일부 환자에 한하여 개복수술을 하지 않고도 조기위암을 치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40세 이상의 성인으로 위암 검진 사업을 시행하고 있으며, 대상자에 속하지 않는 젊은 환자라고 할지라도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다거나 평상시에 증상이 있는 분들은 반드시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