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용-
안녕하세요. 정신과에 있는 김경란이라고 합니다. 한 달에 1번씩 세미나실에서 준비하는 췌/담도암 건강교실에서는 제가 두세 번 정도 강의를 드린 것 같은데, 이렇게 한 자리에 많은 환자분과 보호자분이 계시는 것은 처음이고, 이런 자리에 불러주셔서 굉장히 영광입니다. 또 하나 인상 깊은 것은, 저는 학교 다닐 때도 그랬지만 30분만 수업을 들으면 집중력도 떨어지고 딴 생각도 많이 들고 했는데, 지금 굉장히 많은 것들을 공부하고 계심에도 불구하고 한 분도 흐트러짐 없이 잘 집중하고 계신 것을 보니까 얼마나 관심이 많으신지, 앞으로도 우리가 얼마나 노력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개해 주신 것처럼 제가 말씀드릴 내용은,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하시는 것은 내과/외과 선생님들이 도와주셔야 될 부분들이고 관심사인데, 제가 15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암환자들이나 보호자들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마음적으로 얼마나 지치고 힘드신지,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고 계신지, 그리고 그런 것들을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고, 어느 때는 환자 스스로의 의지로 혼자서 많은 노력을 하지만, 어느 때는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정신종양학이라고 하면 처음 들어보셨을 텐데요. 저희도 한 10년 정도밖에 안됐습니다. 암이 심리적인 측면에서, 암이 몸도 많이 힘들게 하지만 기분도 많이 울적하게 만들기도 하고, 불안하게 만들기도 하고, 여러 가지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느끼게 하기 때문에 정신종양학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치료하고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이해를 하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마음의 어려움을 평가하고, 정말 치료가 필요한 문제들이 있으면 저희가 치료를 해드리고, 여러분들이 치료과정 중에 상당히 어려운 선택들을 해야 될 수도 있는데, 그런 과정들을 잘 도와드려서 빠르게 잘 적응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학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지금 열심히 치료 중이신 분도 계실 것이고, 이제는 마라톤 같은 치료를 마치고 한숨 돌리신 환자분들도 계실 것 같고, 이제 막 치료를 출발선에서 준비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 이런 암환자들에서의 심리적인 문제, 정신건강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겪어보셨겠지만, 여러 가지가 있으세요. 일단 암이라는 것을 들었을 때의 충격,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큰 걱정이고, 증상 자체, 구토도 나고, 아프기도 하고, 울렁거리기도 하고, 입맛도 떨어지는 등의 증상 자체로 인한 스트레스도 많으시고, 또 치료도 힘드시죠. 주사 맞고, 주사를 맞으면 한 3 ~ 4일은 정말 아무것도 못 할 정도로 힘드시고, 이런 것들 때문에 잠도 못 주무시고, 불안하고 우울해지는 이런 여러 가지 스트레스, 그리고 췌/담도암에서는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종양 자체에서 호르몬이 나오는 경우 또는 컨디션이 신체적으로 많이 안 좋아진 경우, 약에 따라서는 약 때문에 우울증이 생기는 등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심리적인 문제가 생기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런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고통을 초기에 발견해서 잘 평가를 하고, 잘 치료를 해서 더 심각한 문제로 발전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저희의 목적입니다. 그러면 암환자 분들에게 어떤 게 좀 흔하게 나타나는지 통계적으로 보시게 되면, 말씀드린 것처럼 “적응장애(adjustment disorder)”라고 해서 충격, 암이라는 것을 진단 받았을 때 내지는 수술이 조금 어렵다거나 병기가 4기에 해당한다거나 하는 판정을 받았을 때, 그런 적응단계에서 오는 적응장애가 있으실 수 있겠고, 암환자의 60 ~ 70%니까 10명 중에 6 ~ 7명은 이런 것을 감기처럼 조금 앓을 수가 있습니다. 이것 보다 조금 심한 것,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우울증(depressive disorder)”은 약 15 ~ 25% 정도에서 나타나실 수 있고, 또 “불안장애(anxiety disorders)”도 굉장히 많으세요. 재발, 전이에 대한 불안, 죽음에 대한 공포, 막연한 애들 걱정, 경제적인 걱정, 검사하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 이런 것들 때문에 불안장애가 있으실 수 있습니다. 연세가 좀 많으시거나 내과적으로 컨디션이 많이 안 좋은 경우에는 “섬망(delirium)”이라고 해서 밤에 엉뚱한 말씀을 하신다거나 잠을 잘 못 주무시고, 약간 치매처럼 보이는 증상입니다. 이렇게 4가지 증상이 가장 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모든 분들이 정신과적인 치료를 받아야 되고, 다 환자라고 얘기를 할 수는 없지만, 때에 따라서는 이렇게 조금은 상담을 받아보실 필요도 있다는 의미에서 이 슬라이들 보여드렸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보면, 통계적으로는 이렇게 절반 정도의 수에서 힘들어 해서 정신과적으로, 심리적으로 힘드셔야 되는데, 실제로 병원에 찾아오시는 분은 굉장히 적습니다. 그 이유를 제가 좀 생각을 해봤는데, 일단 의사들 자체도, “암이 걸렸는데 당연히 힘들지. 암이 나아야 낫겠지. 당연히 불안하겠지.”라고 생각을 하게 되고, 물론 저 조차도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예전에는 검사 같은 것을 하더라도 입원을 해서 관찰을 하다 보니까 병동에 계신 의사선생님이나 간호사 선생님들도 많이 봤는데, 최근에는 주사 맞고 그냥 집에 가시고, 주치의 선생님을 잘 못 보시다 보니까 환자분들과 실제 면담할 시간이 줄어드는 경향도 있고, 무슨 수치가 어떻다든가 CT(컴퓨터단층촬영) 상에서 크기가 몇 센티미터(cm)다, 수술이 잘 됐다, 하는 얘기는 의사들이 잘 하는데, 얼마나 힘든지, 지치지는 않았는지 등에 대한 얘기는 사실 어색해서 잘 안 물어보기도 하시죠. 그리고 정신과 의사들 자체도 이런 게 중요하다는 것을 잘 모르고 계세요. 그러다 보니까 잘 평가가 안 되는 부분이 있고, 환자들 스스로도 - 특히 남자 분들이 많이 그러시는데, 주치의 선생님께 가서 너무 힘들고 지치고 우울하고 불안하다고 얘기를 하면 주사 맞는 것을 한 주 더 미루게 되는 것은 아닐까, 내지는 치료를 어느 정도 해야 되는데 그것을 조금 더 살살 해서 덜 치료해주면 어떻게 하나 불안감 때문에 괜찮다고 말씀을 하시는 경우가 있으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있다 보니까 암까지 걸렸는데 정신과까지 가야 되나, 하는 생각 때문에 실제로 선생님들께서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시라고 해도 환자분이나 보호자들이 거부하시는 경우도 사실 있습니다. 또 약 자체에 대한 편견도 있고, 힘들긴 힘들어서 도움을 받고는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될지 잘 몰라서 못 하시는 경우 등 여러 가지 때문에 실제로 필요하신 분들보다는 이렇게 상담을 받으시거나 도움을 받으시는 분들이 더 적으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정신건강 문제가 잘 해결이 안 되면, 겪어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삶의 질이 저하되고, 똑같이 치료를 받더라도 본인이 더 우울하고 마음이 지치다 보면 더 힘들어져서 병원에 가기도 싫고, 주사도 맞지 않고 그냥 포기하고 싶고,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좀 떨어지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예후가 나빠지고, 이런 심리적인 문제 자체가 암을 더 나쁘게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떨어지다 보니까 결과적으로 예후가 안 좋아지실 수가 있어요. 똑같이 치료를 받으시더라도 조금 아픈 부작용도 더 크게 느껴지시다 보니까 응급실도 자주 오시게 되고, 입원도 하시게 되는 등 번거로운 일들이 생기는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또 마음이 많이 흔들리다 보면 귀도 얇아지고, 그러다 보면 대체보완적인 요법 - 누가 이런 게 어떻다고 하더라는 얘기에도 솔깃해지는 경우도 많아서 그런 것에 비용을 많이 소비한다고도 합니다. 이렇게 심리적인 문제 즉, 정신건강 문제들을 잘 치료하시는 것이 중요한데요. 말씀드린 것처럼 모두가 다 문제는 아니에요. 당연히 암이라는 것을 진단받고 치료를 받다 보면 몸도 많이 안 좋으시고, 마음도 당연히 지치는데, 정상적인 경우에는 그러다가도 1 ~ 2주 정도 있다가 털고 일어나시는 게 정상적인 적응기라고 한다면, 조금 더 우울하고 불안한 기간이 길어질 경우에는 혹시 내가 마음이 많이 지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실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정신과에, 보통 암환자 분들이 저에게 찾아오시는 것을 보면, 흔하게는 우울함이나 기분저하를 많이 호소하시고, 막 기운이 없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의욕이 없고, 웃음도 나지 않고, 사람도 만나기 싫고, 교회도 가기 싫고, 전화도 받기 싫다고 많이 호소를 하십니다. 그리고 걱정, 불안, 초조, 안절부절 하게 되고, 가슴에 뭐가 얹혀있는 것 같고, 가슴이 벌렁벌렁 뛰거나 괜히 불안하고, 특히 병원 갈 날을 앞두면 잠도 잘 안 오시고, 예민해지시고, 짜증내시는 것들도 많이 호소하십니다. 또는 잠이 안 오거나 아니면 잠을 너무 많이 주무시거나, 밥맛이 없으시거나, 제일 심각한 것은 죽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그만 살고 싶다거나 너무 힘드니까 빨리 좀 데려가셨으면 하고 생각하는 자살사고가 생각나기 전에 정신과를 찾으셔야 되고, 찾아오시는 이유 중에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제일 흔한 것 중에 하나가 신체증상이 설명되지 않을 때에요. 검사를 받으러 가서 모든 검사가 끝나고 검사 상으로는 아무런 이상이 없는데, 정작 본인은 가슴이 답답하고, 숨도 막히고, 진땀도 나고, 소화도 안 되고, 머리도 아프고, 뒷목도 당기고, 이러시는데 검사를 해보면 특별한 이상은 없으실 때, 혹시 이게 환자의 심리적인 문제는 아닌가 생각을 해보셔야겠습니다. 들으시면서 느끼셨겠지만 이런 것들을 의사들도 잘 모르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게 주사를 맞아서 이러신 건지, 아니면 진짜로 우울해서 그러시는 것인지 잘 구별이 안 될 때가 많아요. 왜냐하면 우리가 치료를 받다보면 입맛도 떨어지고, 기운도 없어지다 보니까 이게 우울증이 와서 그런 건지, 아니면 진짜로 항암치료의 후유증 때문에 그런 것인지 구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사실은 잘 보셔야 됩니다. 만약에 이게 주사 맞아서 그런 게 아니라 마음의 문제인 것 같다고 느껴지실 때는 한 번쯤 상담을 받아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왜 치료를 해야 하냐면, 치료를 하면 좋아지거든요. “암이 좋아져야 좋아지는 것이지, 뭐 이게 좋아지겠어?”라고 생각 하시지만, 실제로 오셔서 치료를 받고 상담을 받으시면, 다는 아니더라도 좋아지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치료를 받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병이 그렇지만 잘 치료를 받지 않으시면 점점 심해지고, 나중에 조금 심해지고 난 다음에는 치료하기가 더 어려우실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렇게 정신건강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꼭 병원에 와서 의사와 함께 치료하는 것 외에도 환자분 스스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을 것이고, 또 가족들이 옆에서 도와줘야 될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실제로 정말 내 의지로는 안 되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겠다고 느끼셔야 될 부분은 이렇게 잠이 안 온다든지 식욕부진, 불안, 죄책감, 주위집중력 장애 등이 심하게 동반된 경우, 그리고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잘 안 되는 경우, 그 다음에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일 심각한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시거나 자살에 대해 생각하시는 경우에는 한번 쯤 병원에 가서 얘기를 들어보자는 생각을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하는 치료는 꼭 약물만으로 하는 치료는 아닙니다. 정신과 약물에 대해서 거부감도 많이 가지고 계신 것 같은데, 약물 말고도 상담을 통해서, 가족들 간에 의사소통의 문제가 있으시거나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상담을 받으시는 것,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치료방법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고민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약물 치료를 하시게 되면 증상에 따라서는 금방 좋아지시기도 하고, 약 2 ~ 3개월 정도 더 유지를 하는 치료가 필요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치료를 하시면 1 ~ 2주 내에 금방, 잠을 못 주무시고, 막 불안하신 것 등은 좋아지시고, 유지치료 -‘마음의 비타민’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이 마음의 비타민을 몇 개월 드시면 이런 증상들이 많이 좋아지십니다. 정신과 약물에 대한 오해는 말씀드린 것처럼, 정신과 약은 꼭 중독이 될 것 같고, 한 번 먹으면 계속 먹어야 될 것 같고, 바보가 될 것 같고, 이런 생각을 하시게 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정신치료는 말씀드린 것처럼 꼭 약물 치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 대인관계의 문제라든지 가족 간의 갈등, 경제적인 문제, 자녀 문제 등 여러 가지 상의하고 싶으신 것들을 같이 상의하실 수가 있다는 겁니다. 여러 가지 다른 치료방법들도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계시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환자분들에게는 이렇게 의사와 함께 치료를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고, 환자분 스스로는 즐거운 마음과 긍정적인 사고를 늘 가지시는 게 좋으세요. 왜냐하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는 아무도 모르거든요. 의사선생님들도 사실 통계적으로만 얘기를 하시는 것이지, 내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고, 얼마나 좋아질 것이고, 하는 것들은 사실 확실한 것은 아무도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최대한, 어차피 저도 이 강의가 끝나고 오늘 저녁에 무슨 일이 벌어질 지는 사실은 모르는 거니까, 늘 즐거운 마음과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려고 노력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쉽지만 어렵죠? 이렇게 하시는 것이 좋고, 또 규칙적이고 내 상태에 맞는 운동을 하시는 게 좋겠고, 식사를 잘 하시는 것 - 이 내용은 다음 시간에도 이야기가 되겠지만, 식사 잘 하시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그리고 낮에 너무 많이 누워계시다 보면 밤에 잠이 잘 안 오게 되고, 그러시다 보면 자꾸 밤낮이 뒤바뀌어서 힘들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유지하도록 노력하시는 것도 좋겠고, 되도록 바깥 활동 - 너무 내가 틀에 갇혀서, 나는 암환자니까 교회도 가면 안 되고, 뭐도 하면 안 되고, 휴가도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활발하게 활동을 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무리하지 않는 한도 안에서요. 그리고 옆에 있는 사람들에게 지지를 얻으십시오. “자꾸 내가 괜히 이런 거 얘기하면 애들이 걱정하는데, 나 또 아프다고 하면 휴가내고 와서 병원 가자고 하면 민폐다.”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주변 분들에게 도움을 청하시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족 분들은 물론 잘 하고 계시겠지만, 환자분들을 곁에서 잘 지켜주시는 게 좋겠고, “잘 될 거야. 좋아질 거야.”처럼 너무 긍정적인 표현을 막연하게 하시는 것은 오히려 환자분들은 공감을 하실 수 없을 때가 많이 있거든요. 나는 지금 힘들어 죽겠는데, 옆에서 계속 괜찮다, 괜찮다, 좋다, 좋다, 얘기하는 것도 어느 정도는 응원이 되겠지만, 너무 그러면 괴리감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황이 없으시다 보면 보호자들이 이게 좋다거나 저게 좋다거나 휩쓸려서 귀가 얇아지시는 경우가 있으신데, 그것 보다는 병의 객관적인 상황이나 정보수집에 있어서 더 적극적으로 노력하시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많이 이것들이 문제가 되기도 했는데, 환자분들이 걱정하실까봐 환자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가족들끼리 회의를 하시고 결정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으신 것 같아요. 그런데 환자분들도 다 아시거든요. 눈치를 보시다 보면 다 아시기 때문에 중요한 사항들은 환자분들도 같이 소외되지 않게 의논하고 결정하시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끝으로 한 9가지 정도를 만들어 봤는데요. 암환자들이 행복을 찾기 위해서 알고 계시면 좋을 것 같은 9가지 지침을 만들어 봤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어차피 아무도 모르는 미래이기 때문에 잘 될 거라는 “1.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노력하시는 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걱정할 일이 생기면 그 때 가서 걱정하면 되고, 그 걱정도 나 혼자서 할 게 아니라 주치의 선생님들이나 여러 선생님들과 같이 상의를 하면 된다는 대담한 마음을 가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내 상태에 맞는 “2. 규칙적인 운동”입니다. 너무 아무것도 안 하시는 분들, 무서워서 밖에도 못 나가시고, 해도 되는데 괜히 산책도 못 하시고, 너무 집에만 계시려고 하지 마시고, 내 상태에 맞는 규칙적인 운동을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뭐가 좋다, 뭐가 좋다, 검은 콩이 좋다고 해서 검은 콩만 먹는 게 좋은 것은 아니죠? “3. 영양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시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4. 적극적으로 삶을 즐기기”. 사실 치료가 다 끝나고 3개월 마다 한 번씩 검사를 하러 오시는 분들이 사실 병원 가기 지긋지긋하다고 해서 병원을 멀리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지 마시고 “5. 정기적으로 건강검진” 받을 날짜에 맞춰서 건강검진을 받으시는 게 건강관리를 하시는 데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6. 암으로 인해 얻은 것 떠올려 보기”도 아주 중요할 것 같아요. 잃어버린 것도 사실 많지만, 암을 진단받고 치료를 받으면서 얻게 되신 것도 많이 있으시거든요. 예를 들면 어떤 분들은, 옛날에는 내가 건강하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잘 모르고 그냥 지냈는데, 이런 일을 겪고 경험을 하다 보니까 참 건강하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감사해야 될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고, 또 어떤 분은 옛날에는 내 옆에 누가 있는지, 그 사람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내가 이런 일을 겪고 나니까 저 사람이 나를 많이 생각해주는 사람이었고, 내 주위에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도 말씀을 하시거든요. 그래서 암으로 인해서 내가 얻은 것. 또 내가 앞만 보고 달렸는데, 잠시 쉬면서 내 인생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도 말씀을 하십니다. 그래서 암으로 인해 얻은 것을 떠올려 보시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7.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하나 정도는 만들어 놓으시는 겁니다. 손주 재롱보기도 좋고, 노래방 가서 노래하기도 좋고, 이렇게 스트레스 해소법 한 가지 정도 만들어 놓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아까도 나왔지만, “8.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기”. 우리가 ‘고맙다’, ‘좋다’, ‘감사하다’는 이런 말들은 하기가 쉬운데, ‘나는 이래서 섭섭하다’, ‘이렇게 도와 달라’, ‘난 이게 힘들다’는 이런 말들은 사실 하기가 힘드시거든요. 그냥 다 속에다 쌓아 놓는 경우가 많으신데, 그러지 마시고, 특히 부정적인 감정들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도록 노력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여력이 되시고, 시간이 되고, 컨디션이 되신다면, 조금은 “9. 남을 돕는 시간”을 가져보시고, 활동을 해 보시는 게 좋으실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작년부터 밀고 있는 유행어입니다. “희망이 가장 강력한 항암제. 희망이 암을 녹인다.” 이런 말씀을 마지막으로 드리면서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