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용-
안녕하세요. 외과의 이우정입니다. 얘기가 너무 딱딱한 것 같아서 재미있는 이야기 한 두 가지를 먼저 드리고 강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외과의사인데, 인턴/레지던트 마치고 군대를 갔다가 90년부터 이 병원에 들어와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물론 정식으로 스텝이 된 것은 93년이지만, 저는 그냥 90년부터 지금까지 약 20년을 외과의사 일을 해 온 것이죠. 20년 동안 얼추 제가 수술한 환자를 헤아려보니 약 6,600명 정도 되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6,600명 중에 이 췌장/담도암으로 수술한 사람은 몇 백명이 안 되고, 대부분에 해당하는 4,000명 이상 가장 많이 수술한 것은 쓸개를 떼어내는 일을 했습니다. 담낭이죠. 제가 97년부터 99년까지 미국 연수를 다녀왔는데, 어느날 환자를 보고 있는데 소비자 보호원에서 연락이 왔어요. 환자 한 분이 소비자 보호원에서 저를 고발했다고요. 무슨 일로 고발을 한 것이냐고 물어봤더니, 환자 한 분이 자기는 담석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쓸개를 떼어낸다는 얘기를 못 들었는데 어디 가서 검사를 하다 보니까, “초음파에서 쓸개가 없네요. 쓸개를 떼어냈나 보네요.” 하더랍니다. 그래서 환자는 “저는 돌만 뗀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그래서 그분이 저를 고발하셨어요. 제가 그 분을 모셔다가 설명을 했습니다. “이것은 돌만 빼는 방법은 없습니다. 돌만 빼면 또다시 생깁니다.” 그런 얘기를 하고, 결국 그 분이 고소를 취하하셨는데요. 많은 개인병원 같은 곳에서 쓸개에 돌이 생기거나 혹이 생기면, 자꾸 돌만 빼거나 혹만 뗀다고 말을 해요. 심지어는 레이저로 간단히 한다고 말하는데, 우리나라에서 90년대, 91년에 복강경 수술로 담낭절제수술이 도입이 되었을 때 잠깐 레이저 장사꾼들이 장비를 팔기 위해서 같이 들어왔었는데, 사실 2억 원이라는 비싼 레이저 장비를 쓰지 않고도 전기 소작기로 충분히 할 수 있어서 거의 쓰지 않거든요. 그런데 환자들은 “레이저”라고 하면, 또는 “로봇”이라고 하면 좋아하듯이 레이저가 굉장히 환상적인(fantastic) 수술을 하는 줄 알고 간단히 돌만 제거하는 줄 압니다. 환자에게 제가 푸념하듯이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제가 쓸개를 다 뗀다고 분명히 얘기를 했을 텐데, 왜 오해를 하십니까?” 그랬더니, “내과 선생님이 저한테 외과로 보내면서 간단히 끝내준다.”고 했고, 저도 간단히 끝내준다고 했더랍니다. “간단히 끝내준다.”고 했는데, 환자분은 “꺼내준다”고 들었답니다. 그래서 환자는 돌만 꺼내주는 줄 알아서, 제가 고생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쓸개를 많이 떼다 보니까 환자분들이 오랜만에 오시면 저에게 푸념들을 하십니다. 남자 환자에게 쓸개를 떼야 한다고 얘기를 하면, 쓸개를 떼면 어떻게 되냐고 묻습니다. 그러면 제가 그분에게 농담으로, “쓸개 빠진 놈 됩니다.” 그러죠. 여자 분에게는, “쓸개 빠진...” 더 이상 얘기 안 할게요. 환자들이 쓸개 떼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합니다. 또 어떤 환자는 저한테, “맹장 떼는 것 정도밖에 안되죠?” 라고 하시는 분도 계세요. 그런데 사실 맹장보다는 중요한 일을 하는데, 대개 저장탱크의 일을 하죠. 물론 안 떼면 안 되는 경우에만 떼고 있습니다. 가끔 쓸개 뗀 분들이 뭐라고 하느냐면, “저 쓸개 뗀 다음부터는 소화가 잘 안 되요. 가끔 설사도 하고.” 그건 이해를 합니다. 그런데 어떤 분은, “쓸개 뗀 다음부터 저는 실실 웃어요.” 뭐 이런 사람도 있고, 제일 황당했던 사람은, “쓸개를 떼고 난 다음부터 저는 담력이 약해졌어요.” 하시는 분도 있어요. 담력(膽力)의 담이 ‘쓸개 담(膽)’자(字) 거든요. 그러니까 자꾸 그러시는데, 그것과 영화보고 놀래는 것과 무슨 연관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런 정도의 사람들이 있고, 재미삼아 잠깐 말씀을 드렸습니다. 제가 이제 수술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다음 슬라이드 부탁합니다. - 저는 어디 가서 강의를 할 때, 이 슬라이드를 먼저 보여드립니다. 저는 등산이라는 것을 북한산 형제봉도 안 올라가봤던 사람인데, 2000년 4월 5일 식목일 때부터 등산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관악산 연주암에 올라가면서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지금도 한 달에 1번 정도는 등산을 하고 있는데, 우연히 2003년에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Kilimanjaro Mt.)”에 선배님이 가시는 데 쫓아갔습니다. 선배님이 가신다고 하기에, “저도 가면 안 돼요?”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인지 하는 게 나오는 것 같아서 저도 가자고 했는데, 저는 케냐에 있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케냐에 있는 것이 아니고 케냐 바로 밑에 있는 나라인 탄자니아에 있는 산입니다. 원래 킬리만자로는 케냐에 있었는데, 케냐는 영국이 지배를 하고 있었고, 탄자니아는 독일이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차 세계대전 무렵이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인지 2세인지는 저도 잘 모르지만, 영국의 여왕이 생일이 되니까 독일에서 커다란 선물을 하나 줬다고 합니다. 그러자 영국의 여왕이 기분이 좋았는지 아프리카 지도를 가져다가 자로 1cm 줄을 그어서 그 밑을 독일에게 주게 되었는데, 그 땅에 킬리만자로가 들어갔다고 합니다. 그 바로 위에 있는 산이 “케냐마운틴(Kenya Mt.)”이라고 해서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이고, 첫 번째로 높은 산이 킬리만자로입니다. 5895m인데, 제가 수술하기 전에 꼭 이 산을 올랐던 것을 생각합니다. 정말 고생고생 하면서 진통제 16알을 먹으면서 올라갔던 산입니다. 수술을 보면, 특히 췌장암 수술이 그렇습니다. 산은 올라가기도 힘들지만 내려오는 것도 힘듭니다. 내려올 때 조심하셔야 됩니다. 여러분 아시다시피 오은선, 고미영 같은 여성 등반가들이 있는데, 고미영씨가 칸첸중가(Kangchenjunga Mt.)에 올라갔다가 성공하고 내려오다가 하산하면서 잘못 되는 탓에 사망하지 않았습니까? 오은선씨는 잘 내려왔는데, 그것을 가지고 14좌를 완등 했니, 안 했니 따지고 있습니다만, 그런 얘기는 더 하지 않겠습니다. 수술도, 특히 다른 암과 달리 췌장암은 췌장이라는 기관을 중심부위로 자르게 되면 췌장이 잘리고 위도 잘리고 담도도 잘리기 때문에 쭉 잘라서 무사히 떼어냈지만 그것을 다시 길을 찾아서 내려갈 수 있게, 음식도 내려가고, 담즙도 내려가고, 췌장도 연결하고 하는 것을 저는 등산과 비교해서 보면, 고생해서 혈관에 출혈이 없이 안 터지면서 떼어내는 것이 등산에서 올라가는 것이고, 잘 붙여서 내려오게 만드는 것이 하산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하산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제가 산을 한 번 보여드렸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새로운 세브란스병원, 지금 이 강당이 있는 건물이 2005년 5월 4일에 생기면서 저희가 전문클리닉이 되었고, 여기 저희 선생님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사실 더 자주 모여야 되지만, 다들 워낙 바쁘셔서 매주 수요일 아침 7시 반부터 8시 반까지 내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종양과, 종양내과 등의 여러 선생님들과 전공의 학생들이 다 모여서 교육적인 목적뿐만 아니라 환자들을 위해, 또 수시로 저희가 연계를 하고는 있지만 이렇게 일주일에 한 번씩 다 같이 컨센서스 미팅(consensus meeting; 협의모임), 컨퍼런스(conference; 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환자는 항암치료를 좀 하고 나서 수술을 하는 것이 좋을지, 그냥 바로 하는 것이 좋을지, 빨리 하는 것이 좋을지 등 여러 가지를 상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은 함께 공부할 것을 정해 돌아가면서 발표를 하고 있고요. 작년에도 아마 건강강좌에서 많이들 오셔서 췌장암에 대해 강의를 들으셨고, 저희들 나름대로 췌장/담도암 환자 건강교실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용어정리는 아마 아까 여러 내과/외과 선생님들이 말씀해주셨습니다. 췌장은, 우리나라 말이 좀 어렵습니다만, 이쪽에 있는 비장 또는 지라라고 하기도 하는데, 췌장, 이자 등 용어들이 헷갈립니다. 그래서 저는 환자들에게 그냥 “췌장”이라고 설명할 때는, “생선처럼 되어 있습니다. 머리가 있고, 목이 있고, 몸통이 있고, 꼬리가 있습니다.” 물로 나중에 이야기 하겠지만, 이 수술이라는 것이 몸통이나 꼬리 쪽에 있으면 쉽습니다. 도롱뇽은 꼬리를 잘라도 다시 자라듯이, 꼬리는 잘라내도 잘 살거든요. 그것처럼 췌장도 꼬리에 있는 혹은 그냥 여기만 잘라내면 됩니다. 수술도 훨씬 쉽습니다. 문제는 머리에 있는 혹입니다. 머리에 있는 혹을 자른 다음에 머리와 같은 역할을 하는 기능을 다시 살려야 하기 때문에 그게 어려운 부분이고, 아까 말씀드렸지만, 머리 쪽으로 담관, 췌관, 십이지장, 위 등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그 음식들이 내려가도록 다 연결이 되어야 하고, 담즙이 분비되게끔 연결을 다시 해야 합니다. 아까 등산과 비교했었죠? 떼어내지만, 다시 연결시켜 주는 과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외과의사 입장에서는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췌장이 제일 어려운 이유는 뭘 꿰매어 놓으면 자꾸 뭐가 새고, 연결이 안 돼서 누수가 좀 되고, 마치 아파트 보일러 오래 쓰면 좀 새기도 하고 그러죠? 조금 새면 문제가 없는데, 췌장은 우리가 먹는 갈비, 뼈, 도가니, 심지어 유리조각까지 소화를 시키겠습니까만, 그런 것들을 소화시켜주는 소화액이 나오는 곳이에요. 그런데 이 소화액이 나올 때는 창자 안에서 먹은 음식물만 소화를 하는 것이지 제 몸을 소화시키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해놓고 뱃속에서 췌장액이 새면 제 몸인지 남의 몸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것까지 소화를 시키죠. 그러니까 췌장을 배 안에서 연결을 해놨는데, 그것이 조금 새면 제 몸을 녹이는 것이죠. 그러니까 그게 녹아서 췌장 옆에 있는 소장도 구멍이 나고, 심지어 혈관에 구멍이 나서 혈관이 터지기도 하는 일들이 생기는 겁니다. 다른 수술에 있어서 위액은 조금 새더라도 어느 정도 무방하고, 다른 부분들도 조금씩 새더라도 우리가 수술을 하고 나면 배액관이라고 해서 호스를 넣어 빼내면 되는데, 이 췌장액은 여러분 알다시피 음식을 녹이는 소화액이기 때문에 제 몸을 소화시켜서 합병증이 많게 됩니다. 그래서 췌장 수술 후의 합병증은 아주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자잘하게 조그만 합병증은 약 20 ~ 30% 정도 됩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 여러분 잘 아시다시피, 췌장암 수술은 약 3% 정도 되는데, 저도 한 몇 년간 없다가 최근 3주 전에 한 환자가 사망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게 아무리 잘 한다고 하더라도 100%를 장담할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제가 이따가 수술 장면을 보여드릴 텐데요. 배 안을 보시면 간이 있고, 쓸개가 있고,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한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어디서 어떻게 붙었다고 하는 것인지 속담이 좀 이상해요. 간 밑에 쓸개가 바로 붙어 있고, 담도가 있고, 위가 이렇게 있고, 위가 옆으로 이렇게 내려가는 길에 췌장이 이렇게 있습니다. 생선이라고 얘기를 했지만, 머리가 약간 구부러진 생선이 되겠죠. 그래서 이쪽에 혹이 생기면 수술방법이 쉽습니다. 여기만 달랑 잘라내고, 여기만 잘 꿰매면 되죠. 그런데 이쪽에 있으면 여기를 자르고, 자를 때 여기만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위 또는 십이지장, 담관, 담낭, 이런 것들이 다 한꺼번에 잘라집니다. 그래서 환자들에게 수술을 해야 한다고 얘기를 하면, 보통 암을 1-2-3-4기로 얘기를 하죠. 그랬을 때 1기면 그냥 수술을 해야 합니다. 4기는 사실 수술을 해봐야 얼마 못 사시기 때문에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꼴이 돼서, 사실은 수술을 하지 말라고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2기와 3기입니다. 2기는 그냥 수술을 해도 되는데, 3기는 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아까도 박정엽 선생님이 얘기를 하셨지만,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를 해서 2기나 1기로 만든 다음에 수술을 하는 방법을 소위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이라고 합니다. 저희 세브란스병원이 97 ~ 98년부터, 아마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먼저 시도를 해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지금도 많은 환자들을 이렇게 해서 수술을 하고 있습니다. 수술을 하는 기술적인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진행이 될수록 수술이 어렵습니다. 수술 얘기만 좀 해보면, 일반적으로 췌장을 이렇게 가운데에서 목을 자르듯이 가운데를 댕강 자릅니다. 그리고 십이지장도 같이 자르고요. 같이 잘려 나오는 것이 담도와 여기 이만큼이 같이 따라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여기 아주 작은 0.5cm ~ 1cm밖에 안 되는 혹인데도 불구하고 잘라내는 것은, 과거에는 위도 약 50 ~ 60%를 잘라냈고, 췌장의 머리 쪽이 좀 두꺼운데, 이 췌장의 가운데를 이렇게 자르면 부피로는 약 60%가 되죠. 그래서 췌장을 약 60% 잘라내고, 십이지장을 거의 다 잘라내고, 담도와 담낭을 같이 잘라내고. 그렇게 잘라내고 나면 결국은 다시 다 연결을 해야 하겠죠? 그래서 췌장은 소장에 이렇게 옆에다 붙여놓고, 담도도 다시 연결을 해서 담즙이 내려갈 수 있게 붙여놓고, 다시 소장을 끌고 올라가서 이 위에다 붙입니다. 이것은 95년부터 위를 안 자르고, 십이지장 바로 밑에까지 해서 가능하면 위를 살리는 “유문 보존술 췌장절개”라고 해서 기술적으로 조금 어렵지만, 위를 살려주면 나중에 수술 후에 처음에는 음식물이 조금 잘 안내려가는 부작용이 있기는 하지만, 그 고비를 한 달 정도만 넘기면 훨씬 더 좋습니다. 위를 살려주지 않으면 음식이 금방 소장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설사도 생기고 영양흡수도 잘 못하게 되는데, 위가 살아있으면 환자가 나중에 아주 좋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세브란스병원 유문 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이라고 해서 세브란스병원에서만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제가 잘못 붙인 말인데, 세브란스병원이 자랑스러운 것 하나는 거의 췌장암에서 100% 가까이 유문을 보존하는, 위를 자르지 않는 수술을 하고 있다는 것이죠. 옛날에는 전부 위를 잘랐어요. 그런데 1984년부터 위를 살리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기술이 도입이 되면서 서서히 증가를 해서 지금은 많은 병원에서도 유문 보존 췌장/십이지장 절제술을 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선생님들은 소위 위를 살리는, 위를 100% 다 살리고, 십이지장을 약 20% 살려주는 그런 수술을 하는 선생님들의 비율이 40% 하는 사람, 60% 하는 사람, 70% 하는 사람, 80% 하는 사람, 이렇게 있습니다. 저희 병원에서 저희와 함께 일하고 있는 외과 선생님들은 이 유문 보전 췌/십이지장 절제술 비율이 90%가 넘고, 저는 개인적으로 100% 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저는 환자들에게 위를 살려줌으로써, 위가 이렇게 다 살아있으면 음식물을 먹어도 내려가는데 있어서 잘 소화가 되기 때문에 굉장히 좋습니다. 그럼 당신은 뭔데 위를 살리는 것을 100% 하느냐고 물으신다면, 위를 살리면서 수술을 하면 기술적으로 조금 어려운 점이 있고, 사실 기술적인 면은 누구나 다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위를 살려놨을 때 환자가 음식을 먹고 나면 여기가 좀 눌리면서 잘 안 내려가고 토하는 부작용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콧줄(Nasal Canaula)을 다시 끼웠다 빼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나름대로 콧줄을 끼지 않는 방법을 개발해서 수술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이런 문제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병원이나 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삼상의료원 같은 곳에서도 점차 유문과 위를 보존하는 수술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여기 계신 많은 환자분들 중에서도 췌장암 수술을 저희 병원에서 받으신 거의 대부분은 100% 위와 십이지장을 살렸기 때문에 그나마 자긍심을 가져도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이런 여러 가지 복잡한 얘기를 했지만, 여기 보면 “유문 보존 췌/십이지장 절제술의 장점”이라고 해서, 특히 영양상태가 좋다고 하는 것이죠. 어떤 경우에 잘 견디시는 분은 ‘내가 위 수술을 받았나?’할 정도로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어차피 중요한 것은, 제가 늘 처음에 등산에 대해 얘기를 하지만, 췌장은 다른 장기와는 좀 달리 조금이라도 새면 자기 몸을 자기가 먹은 갈비나 도가니, 뼈처럼 녹입니다. 그래서 합병증이 다른 환자에 비해서 훨씬 높고,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그리고 다른 수술의 경우, 간암 같으면 그냥 간만 잘라내면, 그 자르는 것으로 끝나는데, 췌장은 꼬리 쪽 수술은 다르겠지만 자르고 나서 다시 연결을 해야 하는 어려운 점이 있어서 저희 외과 의사들에게도 사실 어려운 점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그런 일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에게 송구스런 점도 많은데, 나름대로 여러 가지로 우리 외과 선생님들을 많이 교육 시켜서 합병증을 줄이고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수술 장면을 보여드려서 좀 송구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 수술을 하는지, 외과의사가 어떻게 오른손, 왼손을 사용해서 수술을 하는지를 보여드렸습니다. 끝으로 참고 말씀을 드리자면, 이제 복강경 수술, 로봇 수술이 저희 병원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고, 그런 수술들이 점차 늘면 여러분들이 배에 생기는 흉한 상처 없이 수술이 되는 날도 곧 머지않았다고 생각이 됩니다. 감사합니다.